KAIST ‘AI 대학원’ 대전-서울 이원체계 가동

서울 홍릉 이전 계획 전면 수정 추진
대전 거점…서울 산학협력·인재양성
이해관계자와 세부 방향 조율 나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인공지능(AI) 대학원의 서울 이전 계획을 변경한다. AI대학원 거점을 대전으로 하는 등 서울에서 기업과의 협력 및 인재 양성을 중점 추진하는 이원 체계를 가동한다.

KAIST는 이 같은 내용의 AI대학원 운영 및 인력 양성 방안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 설득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서 KAIST는 전임 신성철 총장 재임 당시 AI대학원의 서울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AI대학원을 서울 홍릉 본원으로 옮기고 경영대와 AI 분야 공동 융합연구를 추진하는 게 골자였다. 서울 홍릉에서 산업 응용 분야 이론연구와 AI 기반 디지털 금융 등 융합연구를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 소재 일부 대학은 물론 KAIST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커졌다. 홍릉캠퍼스 규모가 작아서 AI대학원 전체 이전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KAIST에 대안 마련을 요청, AI대학원 이전 계획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KAIST는 이광형 총장 취임 이후 AI대학원 운영 방안을 전면 수정했다. AI대학원 거점은 대전으로, 서울시와 이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입주하게 될 양재 AI지원센터는 애초 계획대로 산·학 협력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AI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기술사업화를 추진한다.

AI기업 산·학 공공연구와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홍릉은 AI지원센터가 본격 가동하기 전까지 산·학 협력 및 기업 인력 양성 역할을 맡게 된다.

AI대학원 거점이 서울에서 대전으로 변경됐지만 AI 연구·교육 기능과 산·학 협력 및 기업체 인재 양성이라는 애초 계획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KAIST 판단이다.

KAIST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며 세부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

AI대학원에 500억원을 기부한 김재철 동원 명예회장과도 이 총장이 면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도 기업에서 활동할 석사급 인재 양성이라는 기부 취지를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KAIST 관계자는 “애초 AI대학원 거점을 서울에 두고 대전 본교와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AI대학원은 대전 본교에서 운영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면서 “안팎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이해관계자가 화합할 방안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email protected], 김영준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