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사람] 재선 도전하는 與 ‘경제통’ 윤창현 “대전~금산 메가시티 구축”

4·10 총선 앞 여야 ‘경제통’ 의원들은 희비가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인 이용우(60) 전 카카오뱅크 사장은 공천받지 못했다. 국민의힘 현역인 유경준(62) 전 통계청장은 보수 텃밭이 아닌 험지로 출마한다. 반면 국민의힘 현역인 윤창현(63) 전 금융연구원장은 단수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한다. 충북 청주 출신인 그가 초·중·고 학창 시절을 보낸 대전에서다. 비례대표 출신이라 지역구 도전은 처음이다. 그의 상대는 지역구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장철민(40) 후보다. 홍영표 새로운미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전 민주당 원내대표) 보좌관 출신인 장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과 젊음을 무기 삼았다.

윤 후보는 지난 20일 대전의 한 식당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잃어버린 4년을 되찾기 위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전 서구에 비해 낙후된 동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대전~금산 통합 메가시티로 동구 신(新)경제 벨트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운창현 국민의힘 대전동구 후보. /윤창현 캠프 제공

ㅡ선거 슬로건과 현장 분위기는.

“‘2024 체인지(Change) 동구 모두의 성공시대’가 메인 슬로건이다. 동구 소상공인부터 워킹맘, 청년, 어르신,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동구의 주인, 주민들이 행복한 동구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서브 슬로건과 캠프 이름도 동행이다. ‘동구를 행복하게’의 준말이다.

요즘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유권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동구를 위한 일 좀 해달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 공중화장실에서 만난 단 한 분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완주할 것이다.”

ㅡ대전 동구는 어떤 인연이 있는 지역인가.

“대전에서 초등학교, 중·고등학교까지 졸업했다. 유년기 시절 대전은 지금처럼 동서 격차가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냥 대전 사람이었지, 나는 동구 출신이고 누구는 중구 출신이고 이런 식으로 나눠질 수 있는 개념이 없을 정도로 ‘대전=중·동구’였다.

동구는 어머니, 아버지, 외할머니의 일터가 있던 곳이다. 어머니는 동구 가양동 대성여중 교감 선생님으로 퇴직하셨다. 외할머니는 동구 대동 한밭여중 교장선생님이셨다. 아버지도 지금은 우리은행이 된 옛 상업은행 대전중앙지점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셨다. 한 마디로 동구는 우리 가정의 둥지였다.”

ㅡ지역구 판세는 어떤가.

“여론조사 결과지들을 종합해 보면, 여전히 충청은 치우치지 않는 민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정당이 똑 부러지게 우세라고 할 만한 지역이 없다. 결국 잠재 지지자들을 어떻게 끌어올 것인가에 승패가 달려있다. 긍정적인 것은 정당 지지도 면에서 사천 파동과 각종 정쟁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이 국민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만해선 안 된다. 선거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갖고 발로 뛰는 자가 이긴다.”

ㅡ경쟁 후보에 대한 의견은.

“반대를 위한 반대, 말 정치, 대안 없는 정치가 운동권의 특징이다. 민주당 장철민 후보는 젊음을 내세우고 ‘새로운 정치’ ‘정치가 바꿀 미래’를 말하면서도 운동권 기성정치인을 답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얘기하면서 민주당 비명횡사 공천에는 입을 꾹 다물었다.

최근 민주당 경선 당시 황인호 전 구청장을 도왔던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장철민 후보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나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동구의 미래는 연합에 있다. 여당 소속도 아닌데 소통까지 안 되는 분이 국민의힘 이장우 시장, 박희조 구청장과 힘을 모아 동구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유권자들이 판단해 주실 문제다.

정구국 후보는 14대 총선부터 무소속으로 여러 번 출마하셨던 분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젊은 정치, 새로운 정치’를 내건 개혁신당 후보로 나선다. 그의 정치 이력과 개혁신당의 방향성이 일치하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아직 남아있지만, 동구에 대한 그분의 애정은 높이 산다.”

윤창현 국민의힘 대전동구 후보가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윤창현 캠프 제공

ㅡ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정부 경제가 폭망했다’고 비판한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탈원전이 어떤 결과로 연결됐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그걸 심판하는 선거다. 경쟁 후보 논리는 운동권 논리 그대로다. 경제 정책으로 온라인에서 설전을 하다가 ‘헛소리를 멈추시라’고 하더라. 더 이상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상대를 중단했다.

그는 특히 법인세율과 법인세수를 혼동하는 모습이었다. 법인세수가 줄어든 것에 법인세율 인하분의 영향은 소폭이다. 장사가 안 돼 이익이 확 준 결과가 큰 영향을 줬다. 단순히 부자 감세 논리로 싸잡아 비판해선 곤란하다. 그리고 법인의 주인은 주주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국민연금도 주주다. 회사 법인세율을 낮춘 부분은 모든 주주가 공동으로 향유한다고 볼 수 있다.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문제다.”

ㅡ윤 정부에 뚜렷한 경제 어젠다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구호는 없었다. 그러나 방향은 확실하다. 기업을 압박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모든 외교를 경제 중심으로 했다. 아울러 디지털 잠재력을 확실히 키웠다. 과거 대선 캠프 초기에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와이노믹스의 영문자 와이(Y) 세 개 축을 성장, 복지, 공정가치로 하자고 건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그런 추상적인 구호를 싫어하더라. 오히려 사병 월급200만원, 주식 양도세 폐지 등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을 원했다. 현재 약 1.4% 경제성장률이 나오고 있다. 실력은 좋은데 밖이 시끄러워서 나온 결과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공급망 충격이 가시면 해외 경제 상황도 좋아질 거다. 윤 정부가 실력을 발휘할 준비는 다 됐다고 본다.”

ㅡ친윤-친한 갈등은 어떻게 보나.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의원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안 뛴 사람이 없다. 친윤이니 친한이니 계파를 나누는 말은 제3자가 ‘누구랑 더 친한가’를 상상하며 만들어낸 말에 불과하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국회의원이 친소 관계로 일한다는 건, 책임방기다. 내가 아는 한 국민의힘에 그런 친소 관계로 일하는 구성원은 없다.

나 또한 대선 당시에는 당협을 맡지 않은 비례대표 의원이었지만, 정권 창출을 위해 경제·금융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다 쏟았다. 이유는 단 하나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다. 어떻게 이익을 극대화하고, 어떻게 격차를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의힘 구성원과 윤석열 정부 모두 같은 방향성으로 가고 있다. 다만 종종 가는 길을 선택하는데 논쟁이 있을 순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는 누군가 혹은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해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ㅡ지역구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동구는 서구에 비해 낙후됐다. 동서 격차를 해소하고,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대전역세권 개발부터 판암 산업클러스터, 대전금산 통합 메가시티까지 이어지는 동구 신(新)경제 벨트 구축을 골자로 하는 2028 그랜드플랜을 핵심 열쇠로 제시하고 있다.

대전역이 위치한 동구는 사통팔달 전국 교통망을 갖추고도 성장 엔진이 멈춰있다. 대전 지역내총생산(GRDP)은 46조7000억원 수준인데, 이중 유성구가 16조원, 서구가 13조원이다. 동구는 3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대전역만 와도 낙후성이 눈으로 확인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개인정보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에 구매했다는 일본제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들고 김홍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게 ‘이 대표 법카 의혹’을 질의하고 있다. /뉴스1

ㅡ지역 공약을 자세히 말해달라.

“동구의 가장 큰 이슈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융합특구다. 지난해 도심융합특구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제 특구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를 고민할 때다. 도심융합특구 내에 IBK기업은행 등 금융사를 유치할 것이다. 또 핀테크 디지털자산 규제프리존을 지정해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모이고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유인할 것이다.

이미 도심융합특구 입주 기업, 창업 기업에 제공하는 세제 혜택 등을 담은 조세법과 지방세법을 대표 발의했다. 제가 가진 금융기업 네트워크를 발휘할 찬스다. 기업이 모여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겨야 인재가 모인다.

또 메가충청스퀘어로 주거와 문화·여가, 서비스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윤 대통령이 약속한 경부·호남 대전 철도 지하화 완성을 위해 필요한 민·관 자본을 끌어올 것이다. 수도권 1시간 거리라는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판암IC 인근 산업단지를 판암동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대전~금산 통합 메가시티로 동구 新경제벨트가 완성된다. 행정구역의 차이로 동구민과 금산군민이 겪고 있는 ‘지역격차’와 ‘교통격차’를 해소하고, 동구와 금산이 동시에 갖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 동서 간 격차 문제해결에 집중할 생각이다.”

ㅡ재선하면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것은.

“경부·호남선 대전철도 지하화를 완성시키겠다. 동으론 홍도동, 서로는 오정동, 남으론 삼성동으로 3분할된 지상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철도 지하화를 완성할 것이다. 지상 공간은 주민들의 뜻대로 상업시설과 주거문화가 융합된 곳으로 개발을 추진할 생각이다.

이에 더해 준공 30년 이상 영구임대주택 입주민들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 30년 이상이 된 만큼 입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이거나 신체가 불편한 상황인데도 대대적인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세대당 10만원의 주거복지 수당을 신설해 주거격차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ㅡ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30년간 경제를 연구하고, 민생과 가장 가까이 맞닿은 실물경제 금융 정책을 만들었다. 지난 4년 동안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금융과 국가보훈정책을 담당하는 정무위원회에서 일했다. 덕분에 전국에 3개뿐인 한국거래소 지역본부를 대전에 유치했고, 도심융합특구법과 특구 내실을 다질 토지보상법을 국회서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에게 신임받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픽을 받았던 실력을 동구에 모두 쏟을 작정이다. ‘탱크’ 이장우 대전시장, 섬세한 박희조 동구청장과 함께 ‘동구 원팀’으로 잃어버린 동구의 4년을 되찾겠다.”

☞윤창현은 누구?

대한민국의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대전시로 이사했으며, 대전중앙초등학교, 대전중학교, 대전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에 편입해 1986년 졸업했다. 이듬해인 1987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부터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근무하며 파생상품론, 관리경제학, 투자론, 증권시장론 등 재무관리 분야를 가르쳤다. 주 활동 분야는 선물이론 및 파생상품이론 분야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12년부터 제7대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하면서, 금융위원회의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태스크포스 위원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명박(MB) 대선캠프 정책자문단에 참여하고,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9년 10월 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에 의해 영입되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다. 2021년 8월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