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바다 건너 혀끝으로 만나는 웨이하이

진한 간장 맛에 길들여진 웨이하이 사람들에게 있어 굴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낸 후 신선한 즙을 맛있게 먹고 굴 본연의 담담한 짠맛으로 자신의 혀를 천천히 자극하는 것 역시 일종의 신기한 체험이다. 음식의 맛은 한 도시의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릇과 컵에는 삶에 대한 웅대한 이상과 뜻이 담겨 있고 쌀과 기름과 양념에는 인생의 분투정신이 농축되어 있다. 의식주행의 곳곳에서 모두 이러한 분위기를 느끼고 감정할 수 있다. 

산 넘고 바다 건너 혀끝으로 만나는 웨이하이

그윽하게 풍기는 ‘향’을 천천히 음미하기

노란 빛깔의 콩가루를 반죽하여 작고 긴 덩어리로 만든 후 다시 본인의 띠에 해당하는 동물을 빚어낸다. 속이 빈 풀대에 새 목화를 감아 등심을 만들고 식용유를 적셔 불을 붙이면 불꽃이 천천히 밝아진다. 이는 무병장수와 일생을 함께한다는 뜻을 담고있다. 웨이하이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이러한 띠 동물 면등을 만드는데, 향긋한 기름 냄새에 콩가루 냄새가 뒤섞여 입맛을 자극한다. 면등이 등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불꽃이 사라지면 면등을 납작하게 썬 후 냄비에 넣어 쪄 먹는데, 이러면 건강과 장수를 뱃속에 넣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는 의미가 있다. 공기 속에 뒤섞이는 향기는 맛있는 음식 뿐만 아니라 울창하게 피어나는 꽃에게도 해당된다. 첨단기술산업개발구 스창대로 인근의 벗꽃, 환추이러우공원의 미인매화, 인민광장의 튤립…… 다가오는 봄기운을 감출 수 없는 풍경들이다. 꽃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고양이나 강아지와 함께 천천히 산책하면서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나날을 즐긴다.

마음속 깊이 ‘달콤함’을 음미하기

웨이하이의 달콤함은 마치 조용히 흐르는 시럽과도 같다. 관광객들은 급하게 와서 살짝 단맛만 보고 다시 급하게 돌아가지만, 만약 시간을 갖고 여유있게 머무르면서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해 본다면 햇볕에 환하게 빛나는 그 찬란함을 체험할 수 있다. 그 찬란함은 바로 춘절 연휴 때 도로 양측에 걸린 꽃등이다. 사람들은 등롱이 걸린 도로와 등록 조각품들 사이를 누비며 북적이는 귀가 길에 오른다. 그 찬란함은 바로 광장에서 펼쳐지는 야회의 조명빛이다. 문명의 도시로 손꼽히는 웨이하이에서 사람들은 무대 공연을 구경하며 함께 어우러진 삶을 즐긴다. 노래하고 춤추며 태평성세를 누리고 오붓한 가족의 영원한 안녕을 기원한다. 웨이가오광장의 ‘톈쿵리’에 서서 도시의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다 보면 달콤한 기분이 가슴에서 혀끝으로 전해진다. 고요하고 아늑한 삶의 기운은 이곳에 여유있게 머무르면서 천천히 음미해야만 느낄 수 있다.

오랜 시간을 음미해야 느낄 수 있는 무궁무진한 ‘짠’맛

웨이하이를 방문하면 다양한 형식의 불고기와 양념에 절인 해산물을 꼭 먹어봐야 한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신선한 해산물을 먹기 위해, 소금과 작은 통을 들고 깨끗한 모래사장 도처에 널린 맛조개를 주워 보자. 익숙해 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통 가득 주울 수 있으며 그것으로 신선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초보자는 여기저기 뒤적이며 작은 맛조개 하나만 주워도 반나절은 즐거움에 젖을 수 있다. 짠 맛은 바닷바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땀에도 있다. 분주하게 거리를 오가는 택배 기사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바라보며 열심히 문서작업을 하는 회사원들, 삶은 언제나 분주하게 돌아간다. 이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고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앞을 향해 나아가는 태도를 입증하는 것이다. 삶의 과정에는 쓴맛, 매운맛, 짠맛이 뒤섞여 있으며 이로 인해 미각이 더욱 풍부해 진다. 처음에는 그 맛에 익숙하지 않겠지만, 오래도록 천천히 맛을 음미하다 보면 그 남다른 의미를 더욱 진정으로 터득할 수 있다.